소방관, 세무공무원, 정치인, 경찰, 신문기자 등 일본만화가 다루는
전문적인 영역은 참 여러 가지이다. 요리사를 다룬 만화도 일식요리사,
프랑스음식 요리사, 이탈리아음식 요리사, 초밥요리사, 파티쉐, 대사관저
요리사까지 아주 깊숙하고 다양한 세계를 다루는 만화들이 많다. 일본의
많은 전문 만화(전문직을 다루거나, 특정한 세계를 다루는 만화)를 보아왔지만
오늘 본 <집 구하세요?>는 독특한 경험이었다.
이 만화는 제목의 그것처럼 집 구하는 사람들을 도와주는 복덕방 만화이다.(물론
책에는 OO부동산이라는 공식 명칭이 나오지만, 한국사람에게는 부동산보다는
복덕방이 더 정이 가고 친숙하다. 비록 일본만화라도 그냥 복덕방이라고
불러보자)
복덕방이라고 다 같은 복덕방이 아니다. 복덕방을 방문하는 손님들(주로
여성)에게 마치 호스트바에 들어온 것처럼 꽃미남 ‘오빠’들이 열과
성을 대해 봉사하는(집을 구해주는) 이야기가 이 만화의 주된 얼개다.
단행본 표지에는 야마다 유기의 첫 번째 순정 만화라는 수식어가 들어간
띠지가 붙어있다. 여자 작가 이름인 것 같은데, 첫 번째 순정만화라니?
원래 판타지나 SF만화가였나 하는 호기심으로 책을 펼치는 순간, 아~,하는
짧은 감탄사를 던지게 된다. 아저씨 만화팬들은 도저히 알 수 없는 만화의
세계, 바로 보이즈 러브(BL)의 대가(?)인 만화가가 남남관계가 아닌
남녀관계를 다룬 첫 번째 만화라는 선전 문구였다. 구차하게 설명하지
않아도 ‘야마다 유기’라는 이름만으로도 손님을 모을 수 있을 만큼
BL의 세계는 우리에게 가까이 와 있나 보다. BL만화를 전혀 본적 없는
내게는 그저 재미있는 순정만화일 뿐이지만..
책 말미의 후기에는 여자를 그리는 게 익숙하지 않다, 는 작가의 코멘트도
나온다. 이 만화를 계기로 나도 BL의 세계에 한걸음은 안 되도, 반발짝쯤
들여놓은 거라고 할 수 있을까?
2007. 12. 6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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몸과 마음이 따로 노는 10대들의 안 순결한 이야기, 순결소년 
